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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험한 후기

구안와사 자가진단과 골든타임, 치료법 (feat. 마음과 자세)

by 곽쓰리 2024. 8. 26.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당황스러운 질환!
구안와사의 모든 것

#1. 오늘도 언제나처럼 평범하게 시작한 아침! (AM7:30)

침대 위에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양치를 하러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오늘따라 잠이 덜 깼나, 우글우글 퉤~하고 양치 후 가글을 하는데 입가에 양칫물이 줄줄 샙니다. 닭똥집 같은 내 두툼한 입술에 힘이 잘 안 들어갑니다. 어제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며 찝찝한 결말까지 확인하고 잠을 설쳐서 그런가. 컨디션이 별로네요.
 

#2.아침 식사 자리에서, 짝꿍이 나를 보며 이야기합니다. (AM9:30)

"당신 오른쪽 눈이 좀 부운 것 같네. 눈을 감았다가 뜨는 속도가 한쪽만 느려." 하면서 살짝 비웃음 또는 갸우뚱하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짓습니다. "어! 나 어제 새벽까지 넷플릭스 보다가 자서 그래! 울기도 하고 화도 내서 그런가. 여하튼 피로가 아직 남아 있나 봐. 얼굴 부기는 이따가 빠지겠지. " 
전일, 라면이 아니라, 나름 쌀가루에 튀긴 기름기 적은 치킨(치킨이 담백해봐야 기름에 빠진 게 맞지만!)을 조금 먹고, 건고구마칩을 먹은 것이 다인데. 오늘은 붓기가 오전 내내 있는 것을 느낍니다. 오른쪽 눈도 충혈된 느낌. 건조한 느낌.
 

#3.티비를 보다가 우연히 비친 유리창의 내 모습이... (PM12:30)

일요일엔 역시 몰아보는 예능. 밀린 전참시를 보며 "살려는 드릴게" 아저씨의 일상을 보며 웃다가 순간 소름!
유리에 비친 웃는 내 모습이, 아니 입이 삐딱하다!
분명히 입을 벌려 크게 웃는데 찌그러진 원 모양으로 왼쪽 어금니 두 개만 딱 보이는 게 아닌가!! 앞니 바로 아래의 아랫니조차 단 한 개도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삐딱하게 한쪽으로 치우져진! 이게 무슨 일일까요? 갑자기 멍해져 버린 나.

구안와사 : 눈과 입 주변 근육이 마비, 얼굴 모양이 삐뚤어지고 이상 감각이 생기는 증상

#이게 설마 구안와사? 안면마비?? (PM1:00)

그 순간 오늘 아침부터 무언가 이상했던 장면들이 다시 스쳐갔습니다. 아에이오우를 해보니, 오른쪽이 한 개도 안움직이고, 오른쪽 눈도 아무리 감으려고 해도 안 감아지는 것! 참고로 간단한 자가진단을 해보았습니다. 

구안와사 자가검진
1.왼쪽 눈만 감아본다, 오른쪽 눈만 감아본다  -잘 안 되는 쪽이 마비가 온 쪽.
2. 미간을 최대한 찌푸리고 얼굴을 구겨본다. 마음대로 안 되는 쪽이 마비가 온 쪽.
3. 입으로 볼풍선을 불어 본다. 입술이 삐딱해지면 공기가 새어 나와서 잘 안된다.
4. 확인사살은 아-에-이-오-우를 거울 앞에서 소리 나게 발음해 본다!  -모든 입모양이 비정상적이라면 빨리 병원으로 출발!
-발음도 어눌한지 아닌지 확인을 해보면 좋습니다. 뇌에 문제가 있는지 아닌지를 판별.
-청각과 어지럼증, 두통 등이 있다면 이비인후과 검진도 꼭 받으세요!!!!

-자가진단 후 결과가 안좋다면 병원으로 출발하기

충격에 빠진 것도 잠시, 안면마비 증상을 속도가 생명! 일요일이라 오후 3시쯤 근처 병원 응급실을 방문했습니다.
내원과 접수는 신속하게 하면서 내가 할 일은 다 끝낸 상황인데! 의료진이 부족하다며 피를 많이 흘린 응급 환자 위주의 치료를 위해, 내 순서는 밀리고 또 밀리고... 응급실 대기실에서만 30분 이상의 대기. 그들이 보기엔 나는 두 발로 들어왔고, 말을 하지 않으면 전혀 알 수 없는 증상이니, 하지만 내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었지요. 나름 촉각을 다투는 질환이니까요.
얼른 스테로이드 약이라도 처방 받고 무슨 약이든 먹고 싶었는데 절차라는 게 남았어요.
신경과에서 내려오신 의사 선생님. 집에서 했던 것처럼 발음 '이'를 해보라고 하고, 눈을 교대로 감아보라고 하고, 양 볼을 만져보며 감각이 느껴지나 여부를 묻습니다. '구안와사'가 맞네요! 라며 빠른 진단을. 고령의 나이의 환자가 구안와사가 오면 혈관성 치매까지 의심해 봐야 하기 때문에 MRI를 찍는데요. 저와 같은 젊은 연령이면서 당뇨도 없고 피검사 결과도 지장 없는 사람은, 간단하게 CT 촬영을 한 후 이상 소견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어, 약처방을 받았습니다.
 
안면근육 마비의 원인

  • 뇌질환의 영향을 받아 발현되는 증상
  • 대상포진 등 균에 의한 면역 저하로 발생
  • 찬 곳에 노출되어 혈류 장애가 발생
  •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면증 등으로 인한 증상

 

안면근육검사로 경과 확인예정

-구안와사의 양방처방과 한방처방

보통 3~4일이나 최대 7일 정도가 급성기로 진행되며 그 이후 빠르면 1개월 안, 늦으면 3개월에 걸쳐 천천히 회복이 되며 1년 이내에 대부분 회복된다고 하는데요.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니 주의! 또 주의!
저는 침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한방치료로 물리치료(저주파 등)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전기 치료를 초반부터 접하는 것은, 추후 연합운동(여러 부위가 엉켜서 같이 움직이는!)이나 구축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니 조심! 신경과 교수님 왈, 손으로 순환을 돕는 당한 마사지나 자극은 근육이 돌아오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다만 침부터 맞는다고 시기를 놓칠 수 있으니 병원에서 쎈 스테로이드 약을 처방받아먹고 있다면, 따로 한약이나 침을 놓지 않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저와 만난 의사의 소견. 하지만 난 침도 두 번 맞았습니다. 한의원에서는 굳이 왜 응급실을 갔냐며.)
스테로이드 약제 처방을 통해 초기 1~7일동안 아주 고용량의 약을 먹습니다. 스테로이드는 신장도 나쁘게 할 수 있고 혈당도 쭉 올라가서 당뇨환자는 조심해야 하고, 기타...갱년기 증상도 찾아오는 강한 약인데, 반드시 먹어여 하냐고요? 신경의 염증과 부종을 감소시켜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안면신경 마비를 15% 이상 회복력을 빠르게 높여준다니, 이것보다 좋은 약은 없습니다. 굴 신경의 손상 기간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니! 꼭 드세요. 발병 3일 이내에 바이러스 치료제를 병용하기도 하니, 무작정 참거나, 아무 약이나 드시지 말고, 최소한 72시간 안에 병원을 방문해 꼭 의사와 상담 후 처방 받으세요! 
 
-구안와사 직후부터 앞으로의 자가 관리

1. 눈관리

한쪽 눈이 완벽하게 감기지 않기 때문에, 눈이 쉽게 건조해질 수 있어요. 그래서 꼭 인공눈물 등을 자주 넣어주고, 살짝 손으로 눌러 수동(?)으로 눈을 감아주고 잘 때에는 살색 테이프를 붙여 눈을 강제취침하게 해 줍니다.  결막염이나 시력 저하가 생길 수 있기에 2차 피해가 없도록 시력에 주의를 기울이세요! 저는 또 이렇게 컴퓨터를 하고 있지만, 컴퓨터를 오래 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2. 얼굴근육관리

아에이오우 입모양을 최대한 잘 맞춰주기 위해 손을 깨끗하게 씻고, 마비된 근육 쪽을 반대쪽과 비슷하게 맞춰주는 연습을 합니다. 강하게 하지 말고요. 얼굴 근육은 조금만 안 써도, 자리를 못잡을 수 있으니 입 주변 근육을 살살 마사지해주기도 합니다. 찡그리기 연습을 통해 마비된 근육 쪽도 힘을 주려고 노력을 해봅니다. 양쪽 볼을 밀어 올리는 연습도 하고, 양쪽의 근육이 똑같이 움직일 수 있게 노력합니다. 혀로 양쪽 볼을 움직여 입 주변의 근육 운동을 해줍니다.

3. 적당한 근력운동

주 5일 헬스장에서 가볍게 근력 운동을 하는 저는, 격렬하지 않은 가벼운 스트레칭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우울감과 상실감이 큰 타격감을 주었지만, 누워서 거울만 본다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가볍게 걷고, 움직이고 일상을 살면서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하늘도 자주 보고요.

4. 약은 꼭 잘 챙겨 먹기!

몸살 때문인가, 면역이 잠깐 떨어졌나 보다, 요 며칠 무리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타이레놀만 드시고 버티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가족력도 어느 정도 있고, 주변에 건강을 안일하게 관리하시다가 골든타임을 놓쳐서 힘들게 치료를 받으신 분들을 보았기에, 병원과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조심해서 나쁠 게 없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오는 대장질환, 구안와사 등은,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다 내려놓고 마냥 무인도에 가서 드러누울 수는 없지만, 나를 비워내는 마음 수련도 도움이 됩니다.


구안와사 총평
  • MRI나 CT 결과 큰 이상이 없으면 보름 정도 잘 쉬어 주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면 안 아팠겠지.)
  • 겁먹지 말고, 좌절하지 말고 병원부터 찾아 검사를 받고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아 약 복용을 잘하자.
  • 개인적으로, 양약을 먹으며 한방에서의 약침, 물리치료나 저주파 치료를 통해 피부 근육을 마사지해 주는 것을 추천.(아무래도 양약은 염증 완화에 이롭고, 한방은 혈을 돌게 할 테니...한약은 기호에 따라 나중에 짓는 걸로!)
  • 침을 맞고 돌아왔다는 사람, 약을 먹고 바로 나았다는 사람이 있지만, 나의 몸은 또 다르니 일단 의료진 말을 듣기!
  • 안면 근육 마비에 한 대 맞고 멍 때리느라 시력 관리에 소홀하면 안 됨! 안 감기는 눈 쪽을 건조하지 않게 잘 관리하기.
  • p.s. 나와 같이 응급실에 온 환자 중 2명이 같은 구안와사. 같은 설명을 이어서 세 번을 한다. 이렇게 흔한 거라고 느끼고 싶지 않지만, 같은 병명으로 또 가지 않길!!!!   완쾌되어 봅시다!